'굴뚝' 만도 e-비즈니스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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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는 1997년 12월 당시 계열사인 한라중공업 등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준 게 화근이 돼 흑자 부도를 냈다.

이 회사는 98년 11월부터 올 4월까지 화의상태에 있어서 거의 모든 투자를 동결해야 했지만 지속적으로 늘린 분야가 있다. e-비즈니스화 투자다. 결과는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이었다.

만도는 97년부터 올 초까지 5년간 3백14억원을 투입해 e-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연평균 1백21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 회사는 e-비즈니스 구축 첫해인 올해 94억원(예상치), 2002년 1백20억원, 2003년 1백5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사업장별로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일반 회사와 달리 만도는 본사와 기술개발연구소, 평택.문막.익산의 생산공장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업 애플리케이션 통합(EAI)시스템을 도입, 연구개발에서 재고관리까지 모두 온라인을 통해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인력낭비.재고부담 등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도 생산성은 높였다.

오상수 사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을 적극 기업경영에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 화의상태에서도 IT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1차로 만도의 디지털화를 완료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3백~4백개 협력업체의 디지털화를 위한 2차 프로젝트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99년부터 매년 15~35%씩 늘었지만 모든 공정의 e-비즈니스화로 직원은 3천2백80명에서 3천2백65명으로 오히려 15명 줄었다. 윤상화 기획실장은 "이 정도 매출이 늘어나면 사무직의 경우 1백40~1백50명 정도 증원돼야 하지만 e-비즈니스화 등을 통한 효율적 인력 활용으로 증원 요인을 상쇄했다"고 말했다.

윤실장은 또 "소문을 듣고 21개 업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다녀갔으며, GM.포드.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3'로부터 수주받을 때도 e-비즈니스 시스템을 갖춘 점이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만도는 올해 1조1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99년 자본참여한 JP 모건 컨소시엄이 지분 80%를 소유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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