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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거리·시장·대학가 누비며 “복잡한 표심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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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6.2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0일 오전 8시30분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온천문화거리.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여대생과 주부 선거운동원 20여 명이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90도 가깝게 고개를 숙이며 후보의 기호와 이름을 외쳤다.

같은 시각 유성으로 들어가는 충남대 건너편 도로에서도 선거운동원들이 하얀 장갑을 끼고 손가락을 V자로 펴 보이며 기호 2번에게 한 표를 줄 것을 호소했다.


대전 유성구청장 선거운동은 첫날부터 뜨거웠다. 유성구청장에는 한나라당 진동규(52) 현 유성구청장, 민주당 허태정(44) 전 청와대 행정관, 자유선진당 송재용(56) 전 대전시의원, 미래연합 백진흠(48) 진잠동 주민자치위원장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들은 이날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공공장소를 찾아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대덕대 교수를 거쳐 대전시의원을 지낸 진 후보는 백화점과 온천거리를 누비며 “유성구청장으로 재임하면서 구민을 위해 1만2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여건을 조성했다”며 “재선되면 이를 실현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녹색성장도시, 노인·여성 일자리 창출, 명품교육도시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한 추진력과 주민 밀착형 캐릭터를 강점으로 내세운 진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충남대 출신으로 유성 토박이인 허 후보는 이날 대학가를 돌며 청와대 행정관, 대덕연구단지 체육관리사무소장을 지낸 경력을 내세우며 젊은층을 공략했다. 허 후보는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현과 동네에서 10분 만에 갈 수 있는 밀착형 도서관을 짓겠다는 공약과 함께 ‘젊은 구청장, 활기찬 유성’ 만들기를 약속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진 후보를 바짝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후보도 시장·아파트단지 등을 돌며 대전시의회 부의장을 지내 유성구의 현안을 꿰뚫고 있는 등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추가로 건설될 대전지하철이 대덕테크노밸리, 전민동, 서남부생활권을 지나 진잠까지 연결돼야 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백 후보는 훌륭한 교육여건 조성, 문화 관광 중심지 육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성구는 표심을 좀처럼 읽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1910년 유성온천 개발과 함께 정착한 토착민, 1970년대 후반 조성된 대덕연구단지의 석·박사 유권자, 최근 개발된 노은동과 테크노밸리 등 신도시 주민이 어우러져 있다.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선거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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