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재원 데뷔 6개월 만에 주연 따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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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순수한 미소가 호감을 주는 신인 탤런트 김재원(20). 그가 데뷔 6개월 만에 드라마 주연 자리를 따냈다. 이 정도 성장이라면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돼 있더라는 말을 그는 실감할 듯하다. 실제 그의 팬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지난 6월 SBS 시트콤 '허니 허니'가 소재를 공익근무 요원에서 갑자기 결혼상담소 커플 매니저로 바꾸면서 그가 긴급 투입됐다. 그의 첫 방송 출연이었다.

처음엔 대사도 몇 마디 안됐지만 단아한 얼굴과 풋풋한 연기 덕에 점차 배역의 비중이 늘어갔다.

이후 빗속을 장혁과 함께 신나게 뛰어다니는 한 이동통신의 CF, 배두나와 호흡을 맞춘 SBS 오픈드라마 '남과 여'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더니 지난달 9일부터 방영된 MBC 금요 단막극 '우리집'에선 주연으로 전격 발탁됐다.

"평범한 대학생 역인데요, 개성이 강한 가족 사이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니는 정 많은 아들 역이죠. 일주일에 5일은 '우리집' 촬영에 매달리고 있는데 극중 인물과 제가 막 헷갈려요."

6개월 전까진 연기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김재원. "연극학과(상명대 1년)에 다니는데…"라고 물으니 대답이 참 엉뚱했다." 사진학과에 가려다 점수에 맞춰 낸 과가 연극학과였어요. 마침 제 학교는 실기시험이 없더라고요. 정말 그때는 연기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안했었는데…."

연예계에 데뷔한 계기도 이채롭다.

그를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동네 이비인후과 의사가 연극학과를 갔다는 소식을 듣고는 지난 5월 매니지먼트사를 운영하는 자신의 친구에게 소개해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왕 전공도 연극이니 한번 해봐야지 싶었죠. 그런데 일이 그렇게 풀릴지는 몰랐어요. 지금도 실감이 안나요"라고 말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 실수가 잦은 편이다. 그래서 별명이 'NG 대마왕'이다.

한번은 '허니 허니' 촬영 중 한 엑스트라의 표정 연기가 너무 우스워 한 컷을 찍는데 무려 14번이나 NG를 낸 적도 있다고 한다.

굵은 베이스톤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그에게 힘든 점이 뭐냐고 물었다.

"목소리가 굵어 사람들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역은 어릴적 꿈이었던 의사나 경찰"이라고 덧붙였다. 어설픈 듯하지만 아직 꾸밈없는 대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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