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증권저축이 연말 재테크의 꽃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액공제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데다 최근 주가가 오르며 고수익을 노리는 자금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현재 장기증권저축에는 직접투자형 8천1백80억원, 간접투자형 5천5백20억원 등 모두 1조3천7백억원이 유입됐다. 유입속도도 급상승하는 추세다. 발매 초기 하루 1백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 하루 6백억~7백억원씩 몰리고 있다.
◇ 세액공제만으로도 은행이자 능가=장기증권저축은 정부가 주식시장 부양과 장기투자 유도를 위해 지난 10월 22일 판매를 허용한 상품.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는 근로자주식저축과 달리 1인당 5천만원 한도 내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가입 첫해 5.5%, 2년째 7.7%의 세액공제를 선불로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2년간 13.2%의 확정이자를 비과세로 받게 되는 셈이다. 가입기간은 최장 3년이지만 3년째는 세액공제 혜택이 없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5천만원을 가입하면 올 연말정산 때 2백75만원, 내년에 3백85만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세액공제를 받은 뒤 가입일을 기준으로 1년 내에 중도 해약할 경우 이미 공제받은 세금을 다시 반납해야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 장기증권저축펀드 쾌속 질주=간접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굴리는 장기증권저축펀드들은 최근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두드러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한국투신운용의 TAMS비과세장기증권A펀드는 지난 10월 22일 운용을 시작한 뒤 지난 4일까지 20.7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올 연말에 받는 5.5%의 세액공제를 감안하면 한달 반만에 26%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또 현대투신운용의 비과세 장기증권1펀드는 17.63%, 대한투신운용의 인베스트밸류장기증권A-1펀드는 15.24%씩 원금이 불어났다.
주가 상승기에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원금 손실을 최소화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안정형 펀드들도 5% 안팎의 착실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 간접투자가 유리=장기증권저축은 장기투자 유도를 위해 연간 회전율 4백% 이하, 주식비중 70% 유지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다.
회전율이 4백% 이하라는 것은 예를 들어 투자금액이 1천만원일 경우 한 해에 주식을 사고판 금액이 4천만원을 넘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특정 종목을 산 뒤 적어도 6개월 동안 팔지 않을 각오가 아니라면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가 유리하다는 지적이다.최근 펀드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 블루칩의 상승률이 높은 점도 간접투자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경제부 나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