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기내식 비빔밤 일찍 동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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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6일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고 인천에 왔다. 기내 좌석(2백80석)은 거의 꽉 찼다. 이륙 후 1시간30분쯤 지났을 때 저녁 식사가 나오면서 소동이 일어났다. 메뉴는 닭고기와 비빔밥 두 가지였는데 비빔밥이 동났다. 뒤쪽 승객들은 1주일 이상 여행하면서 계속 닭고기만 먹었다며 비빔밥을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몇몇 노인은 비빔밥이 아니면 식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입장이 난처해진 여승무원이 승무원용 비빔밥을 몇 그릇 가져와 간곡히 설득했다. 나머지 승객은 닭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항공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이 많이 타는 비행기 편에서는 한식의 비율을 높이는 게 당연하다. 1주일 이상 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서양 음식이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아 귀국할 무렵이면 한식을 찾게 마련이다.

사무장은 한국인 단체 손님이 많아서 비빔밥이 부족하다고 해명했으나 설득력이 부족했다. 단체 손님의 경우 최소 열흘 전에 예약하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김인환.서울 은평구 신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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