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난폭' 화물차에 시민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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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인천시 동구 만석동 만석고가교와 서구 경서동 해안도로에서 화물트럭들의 과속 ·난폭 운전이 좀체 고쳐지지 않아 이 일대를 지나다니는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특히 밤시간대에는 적재량을 넘는 짐을 싣고 위험한 앞지르기나 급차선 변경 등을 서슴지 않아 ‘도로의 무법자’로 군림하고 있는 지경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찰 단속은 제자리 걸음을 해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실태=6일 오전 8시30분 왕복 4∼6차선인 만석고가교.인천항을 출발한 덤프트럭 2대가 고가교에 진입하자마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가속이 붙기 시작한 트럭들은 어느새 시속 1백㎞를 넘어 섰다.이곳의 제한최고속도는 시속 80㎞.

잠시후 이들 차량은 1 ·2차선을 왔다갔다 하며 앞서가는 승용차에 경적을 울려대고 라이트를 비추며 속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적재함 덮개조차 제대로 씌우지 않은 일부 트럭에서 떨어진 원목찌꺼기와 모래 때문에 뒤따르던 차들이 이를 피해 곡예운전을 하느라 골탕을 먹었다.

인근 경서동 해안도로도 사정은 비슷하다.왕복 12차선 도로(제한속도 시속 80㎞)에서 화물트럭들이 시속 90 ∼ 1백㎞ 정도로 질주하는 장면은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주민 김석영(41 ·경서동)씨는 “트럭들이 밤시간대에는 횡단보도 신호조차 무시하고 달리는 경우가 허다해 아찔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중구 신포동에서 계양구 계산동으로 출 ·퇴근하는 정준헌(38)씨도 “트럭들이 마치 죽음의 레이스를 펼치 듯 달리는 바람에 차량을 갓길로 피신시킨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부 트럭 운전자들은 새벽시간대에 차를 도로 가장자리에 장시간 정차시킨 채 잠들어 사고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구간에서는 한달 평균 10 ∼ 20건씩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경찰 입장 ·대책=경찰은 만석고가교의 경우 갓길이 없는 고가도로 특성상 직접 과속 단속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할 파출소 및 경찰서 교통과 소속 차량을 수시로 만석고가교에 투입해 트럭들이 과속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예방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경서동 해안도로에는 이동식 영상자동속도 측정기를 동원해 집중적인 단속활동을 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도로에 단속 차량과 직원을 대거 배치해 화물트럭들의 과속 ·난폭 운전을 근절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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