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愼탄핵' 8일 표결] 불발탄 돼도 파장 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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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국의 뇌관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 탄핵안'이 '8일 본회의 처리'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탄핵안의 운명은 불투명하다. 현재로선 부결이나 자동폐기 가능성이 가장 크다. 자민련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민국당도 반대론에 가세했고, 무소속 이한동(李漢東)총리와 정몽준(鄭夢準)의원도 같은 입장으로 파악됐다.

민주당은 반색했다.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김종필(金鍾泌)자민련 총재께서 탄핵반대를 밝힌 것은 국가를 생각하는 정치지도자의 경륜을 반영한 것으로 경의를 표한다"는 성명을 냈다. JP에 대한 찬사는 DJP공조 붕괴 후 처음이다.

이상수(李相洙)총무는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총무를 찾아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타진했다. 무기명 투표의 특성상 이탈표가 우려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민련이 "표결하되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하자 민주당은 '반대표결'과 '표결불참'의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탄핵안을 원천봉쇄해 표결무산으로 자동 폐기되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확실하나 나머지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여의치 않다. 당 주변에선 자민련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점검한 뒤 믿을 만하다고 판단되면 민주당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토록 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고민도 깊어가는 모습이다. 당내에선 "탄핵안을 관철시키지 못하면 李총재 지도력에 타격이 온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재오(李在五)총무는 하루종일 "불로무영(不勞無榮.노력하지 않으면 영광도 없다)"을 외치며 민주당과 자민련의 표결 참여를 요구하고 다녔다.

특히 자민련을 설득하기 위해 李총무 자신이 김학원 총무를 만났고, 자민련 출신 김용환(金龍煥).강창희(姜昌熙)의원도 부지런히 뛰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의총 후 "자민련 반대로 부결되면 우리당이 국회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란 점을 국민들이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결이 되든 부결이 되든 탄핵안 처리결과는 정국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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