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새 총무원장 운산스님 "종단 화합 힘쓸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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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불교 태고종 신임총무원장으로 운산(雲山.60)스님이 지난달 27일 선출됐다. 올들어 세번째 총무원장이다. 태고종은 총무원이 무력접수되기도 하는 등 종권다툼으로 치열한 내부갈등을 겪어왔다.

4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운산 스님은 "면목이 없고 부끄러운 마음이 앞서지만 이른 시일 내 종단화합에 나서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우선 종단의 쇄신을 위해 내놓은 것이 전국적인 종단운영위원회 구성. 그는 "이번에 지방을 다녀보니 인재는 모두 지방에 숨어 지내는 것 같더라"며 "전국의 승려 5백명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원장과 주요 부장직 세 자리를 비주류에 할애, 끌어안기에 나서고 부원장 중심제 운영 및 지방 종무원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운산 스님은 "총무원이 사찰과 주지를 관장하는 조계종과 달리 태고종은 사찰경제와 종단경제가 나뉘어 있어 사찰은 부유해도 종단은 배고픈 실정"이라며 사찰과 종단경제의 일원화를 통한 '승가경제 공동체'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고종은 대처승(결혼한 스님)이 많은 만큼 지역사회에 밀착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 스님은 "모든 승려는 하루 세시간 수행(참선.경전공부.염불)을 통해 지역사회의 정신적 지도자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조계종 정대 총무원장과 만나 양 종단간 분쟁사찰에 대한 문제해결방안을 논의했다"며 "공식적인 기구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운산 스님은 충남 청양 출신으로 1960년 대전 대승원에서 이용봉 화상을 은사로 득도.수계했으며 동국대 불교대를 나와 75년부터 태고종 요직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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