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재 "검찰총장 탄핵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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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이 5일 국회 법사위의 증인 출석을 거부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愼총장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가 중앙일보와의 단독 회견에서 "愼총장 탄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은 탄핵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愼총장 탄핵소추안의 가결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국회 의석은 과반수(1백37석)에 한석 모자란 1백36석이다.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한 소속 의원 1백36명 전원의 명의로 낸 탄핵소추안에서 "愼총장이 이용호 비리 의혹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음에도 은폐하려고 한 데다 국회가 적법 절차에 따라 의결한 증인 출석요구를 정면으로 묵살한 것 등은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李총재는 경기도 당직자 연수회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관철해야 할 것은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며 탄핵안의 회기내(8일까지) 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자민련 金총재는 "검찰총장 탄핵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으며,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검찰총장은 직무수행을 할 수 없어 검찰 공백 상태가 생긴다"며 반대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金총재는 "검찰이 3대 게이트(진승현.정현준.이용호씨 사건) 수사에서 뭔가 덮으려 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검찰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는 했지만 탄핵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건(辛建)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도 "탄핵 요구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辛원장에 대해선 해임을 계속 요구하기로 했으나 탄핵소추안 발의는 보류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한나라당의 탄핵소추안 제출은 검찰총장 중립을 보장하는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구체적인 위법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국회 증인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탄핵하려는 것은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전영기.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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