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목] 삼성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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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5일은 '삼성전자의 날'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14개월 만에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인 26만4천5백원을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가총액 비중(4일 현재 15%)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한번 상한가를 치면 종합주가지수를 16포인트 가량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날의 종합지수 상승분(38.41포인트)의 40% 가량은 삼성전자 덕이다.

손바뀜도 활발해 지난 4월 19일 이후 가장 많은 2백30만주가 거래됐다. 이는 시장에서 추정하는 실제 유통가능 물량(1천5백만주)의 17%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 올린 일등 공신은 역시 외국인들이었다. 이들은 이날도 1천98억원어치(43만주)를 순매수해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사상최고치인 59.66%까지 높였다.

증시주변에선 "주가가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물량털기에 나섰고 이를 외국인이 싹쓸이했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다.

외국인의 식지않는 삼성전자 매입 열기에 대한 배경 분석도 많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먼저 하이닉스-마이크론 제휴 추진에 따른 어부지리 효과에 주목한다. 반도체 업체간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D램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값이 오를 것이란 의미다.

현대증권 우동제 팀장은 "비수기인 내년 1분기에도 D램 가격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D램 가격과 연동되는 삼성전자의 반등세 또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의 삼성전자 매수 추천도 잇따르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4일자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내년도 수익전망치를 16%로 올리고 12개월 목표가를 35만원으로 상향했다. 또 지난달 25만원으로 목표가를 올렸던 골드먼삭스증권도 불과 한달 만에 42만원으로 또 한차례 상향조정했다.

삼성증권 임홍빈 연구위원은 "외국계 증권사들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침체에도 불구, 반도체.통신.가전 등 각종 부문에서 업계의 최고수준을 유지하는 삼성전자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높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수세도 중장기 투자를 위해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조정을 거치더라도 6개월 이내 주가는 30만~32만원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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