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효신초등교생 85명 김치 불우이웃에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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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초등생들이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김장김치를 담가 홀로 사는 노인 등에게 전달하는 이색 체험행사가 열렸다.

5일 오후 3시쯤 대구시 동구 효신초교 2학년 3개 교실.이 학교 어린이와 어머니 85쌍이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낀 채 김장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머니와 어린이들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고춧가루와 젓갈 ·마늘로 양념을 버무리고 절인 배추를 다듬느라 분주했다.어린이들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듯 어머니의 지도를 받아가며 버무린 양념을 배추 속에 넣기도 했다.

배추와 젓갈은 학교가,배추 5포기를 버무릴 정도의 고춧가루와 마늘은 학부모가 미리 준비했다.

1시간쯤 지나 맛있는 김장김치 3백여포기가 완성됐고 김칫독 50개와 비닐에 정성스레 포장됐다.

학부모 주근정(32 ·여)씨는 “맛이 있을지 모르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소년소녀 가장들이 겨울을 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활짝 웃었다.

어머니와 어린이들은 이에 앞서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전할 예쁜 카드를 함께 만들었다.서툰 글씨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십시오’‘자주 찾아 뵙겠습니다’라는 내용도 적었다.

어머니와 어린이들은 이날 오후 4시쯤 인근 신천4동과 효목2동의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50가구를 일일이 방문,김치와 카드를 전달했다.학부모 여덟 가정은 즉석에서 독거노인들과 결연을 맺었다.

이번 행사는 학교측이 ‘학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학습’의 하나로 어린이들에게 이웃사랑의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학부모의 신청을 받아 한달 전부터 준비한 행사.

홍정자(56)교장은 “수업도 중요하지만 하루 정도는 이웃사랑을 직접 실천하는 것도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고귀함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황선윤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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