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인기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해킹 프로그램으로 대량 생산해 불법 유통시킨 업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지난주 온라인 게임 아이템과 게임 머니를 불법 생산한 혐의로 R사와 아이템 판매업체 I사 등 4곳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이 게임 아이템을 불법 생산해 게임 이용자들에게 판매·유통시킨 정황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온라인 아이템 거래 사이트 운영업체인 I사는 이용자가 사이트에 가입한 뒤 보유한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등록하면 아이템 구매 희망자와 연결해주는 곳이다. 검찰은 I사가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에 참여해 만든 정상 아이템이 아닌 불법 해킹 프로그램으로 생산된 아이템을 판매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이템들은 사이트를 방문하는 네티즌에게 고가에 판매됐다.
R사는 컴퓨터 수백 대로 게임 아이템을 대량 생산한 뒤 I사 등에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람이 직접 게임을 하지 않아도 게임을 자동으로 진행하며 아이템을 만드는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R사 등 4개 업체는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억원대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온라인 게임 아이템과 게임 머니 시장 규모는 연 1조50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은 지난 1월 대법원이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 게임 머니의 현금 거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활성화됐다. 검찰 관계자는 “해킹 프로그램을 돌려 생산한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