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보라스 'X파일'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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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건강하고 공략하기 힘든 투수가 여기 있다. 이 선수에게 투자하라."

박찬호(28.LA 다저스)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박찬호의 상품성을 면밀히 분석한 'X파일'을 언론에 공개하고 본격적인 세일즈에 나섰다.

보라스는 4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왜 박찬호가 톱 클라스 투수며 투자가치가 충분한 재목인가'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보라스는 80쪽 분량의 기록분석집을 통해 "박찬호는 케빈 브라운(다저스).그레그 매덕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마이크 무시나.로저 클레멘스(이상 뉴욕 양키스) 등 최고 연봉을 받는 투수들과 비교해 전혀 성적이 뒤지지 않는다"며 "최근 2년간 선발 등판 경기수와 투구이닝.방어율.승수 등을 따져볼 때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다"고 강조했다.

보라스는 FA시장에서 박찬호에게 인색한 눈길을 보내고 있는 미국 언론을 의식한 듯 "박찬호가 큰 경기에 약하다든가 허리부상이 염려된다는 지적 등은 모두 근거없는 얘기다. 그는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네번 싸워 네번 모두 이겼고 허리부상은 단순한 근육통"이라며 박찬호 깎아내리기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많은 팀들로부터 연락이 왔으며 메이저리그 팀 축소 가능성이 작아졌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FA시장이 얼어붙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고 오는 10일 보스턴에서 시작되는 윈터미팅에서 박찬호를 둘러싼 영입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저스와는 앞으로 1주일 안에 협상을 시작할 것이며 매일 10개팀 단장과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라스는 또 3일 브레이브스와 3년간 3천만달러에 계약한 존 스몰츠가 박찬호의 몸값을 깎아내릴 것이라는 지적과 정반대로 "최근 2년간 고작 59이닝을 던진 스몰츠가 마무리투수 최고 몸값인 1천만달러(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는 9백만달러)를 받는 것이 FA시장"이라며 한마디로 '시장의 특성'이 박찬호의 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박찬호와 전화통화로 의견 조율을 하고 있으며 박찬호가 원하는 팀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강하고, 편안하며 정당한 대우를 해주는 팀이라고 밝혔다.

보라스는 자료를 이미 지난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배포했으며 오는 10일 박찬호가 미국에 돌아오는 대로 본격적인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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