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한국 주식 매수 갈수록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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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의 앞날을 갈수록 밝게 보면서 이들의 한국 주식 매수(바이 코리아)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한국기업이면 한 수 아래로 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 평가절하)대신 '코리아 프리미엄'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한국의 경제성장이나 기업 구조조정이 다른 경쟁국들보다 괜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기업이라면 좀 더 후한 값을 얹어주겠다는 뜻이다.

3일 로이터통신이 홍콩의 벤치마크(펀드 관련 잡지)와 함께 9개 주요 펀드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개 펀드가 향후 3개월.12개월 전망에서 모두 한국을 가장 선호하는 투자대상국으로 꼽았다.

오랫동안 이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온 중국은 3개월 전망과 12월 전망에서 각각 3개,1개사로부터 투자선호국으로 꼽혀 2위로 밀려났다.이들 펀드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아시아에서 한국.중국.홍콩이 가장 두드러진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대만은 3개월과 9개월 전망에서 각각 3개펀드와 1개펀드가 선호하지 않는 국가로 지목해 투자선호국가에서 탈락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28일 영국의 국제 펀드 책임자 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펀드 매니저들은 "내년의 미국 경기회복을 확신하며,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한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외국계 증권사의 한국 주식에 대한 매수 추천 강도도 세지고 있다.

골드먼삭스증권은 지난달 29일 '우리는 한국에 대해 더욱 긍정적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회복할 조짐이 곧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며 "금융부문에서 훨씬 낙관적인 전망으로 입장을 조정한다"고 밝혔다.골드먼삭스는 한국.중국에 대해서는 비중확대를 추천하고 일본.유럽시장의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한 단계 낮추었다.

같은 날 HSBC도 "한국 증시의 조정은 단기에 그치고 12월에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종합주가지수 목표치 7백선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UBS 워버그증권 역시 " 한국경제는 2002년에도 소비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이어갈 것이며 증시도 지속적인 랠리(상승)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JP모건과 SBS증권.메릴린치 증권은 지난달 하순 일제히 한국증시의 향후 12개월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하며 연말 주가와 내년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를 상향조정했다.

한국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외국인 순매수도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 지수가 8년 만에 최악을 기록해 국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퍼진 지난달 30일에도 외국인들은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을 합해 1천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메릴린치증권 한국지점 관계자는 "반도체와 박막액정화면(TFT-LCD),휴대폰 단말기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한국상품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한국경제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철호.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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