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수능 변환표준점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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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언어영역에서 원점수 만점자가 한 명도 없는 이번 수능에서 1백18점을 받은 자연계 수험생은 변환표준점수로 1백23점, 같은 원점수의 인문계 수험생은 1백19점으로 나온다.

또 수리영역에서 똑같은 원점수 만점(80점) 수험생이라 하더라도 계열에 따라 변환표준점수로는 88점(인문계.1백96명), 81점(자연계.8백75명)으로 차이가 난다.

평균점수가 낮은 집단에서 시험을 잘 본 수험생이 유리한 표준점수의 특성상 계열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리영역의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모집단위가 교차지원을 허용한다면 인문계 만점자가 자연계 만점자보다 7점이 높게 된다.

외국어영역에서 80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이 변환표준점수로는 오히려 5~6점이 깎인 74~75점을 기록했다.

사회탐구도 인문계 72점 만점자가 변환표준점수로는 70점으로 오히려 2점이 깎였으며, 자연계도 48점 만점자가 46점으로 2점 하락했다. 과학탐구도 인문계는 3점, 자연계는 2점이 하락했다.

이처럼 원점수와 변환표준점수를 단순 비교하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점수 등락이 생기게 된다.

변환표준점수는 1999년부터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 선택과목제가 도입되면서 난이도 조절을 위해 전체 수험생의 영역별 평균점수와 표준편차를 활용, 각 수험생의 영역별 원점수가 평균점수로부터 얼마나 높고 낮은가를 따지는 환산점수. 한마디로 난이도가 높게 출제된 과목에서 점수를 잘 받은 학생이 유리한 구조로 돼 있다.

대체로 변환표준점수는 하위권으로 갈수록 원점수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전체 계열에서 차지하는 등위는 원점수와 비슷하다.

변환표준점수는 표준점수(T점수)를 구하는 공식(수험생의 원점수-평균 원점수/표준편차)에 영역별 배점비율과 일정한 상수를 곱하는 복잡한 계산과정을 거쳐 구해진다.

서울대.서울시립대.경희대.중앙대(사회탐구.과학탐구는 변환표준점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원점수가 아닌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해 전형한다. 그래서 원점수와 변환표준점수를 비교해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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