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이대호는 2006년 나란히 투수와 타자 부문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다승(18승)·평균자책점(2.23)·탈삼진(204개), 이대호는 타율(0.336)·홈런(26개)·타점(88개)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 둘은 생애 두 번째 영광을 향해 뛰고 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 다승 3위를 달리고 있고, 이대호는 타율 1위, 홈런 2위, 타점 4위에 올라 있다.
데뷔 5년째를 맞은 올해는 노련미까지 보태져 더욱 위력을 떨치고 있다. 지난 11일 LG와의 경기에서는 9이닝 동안 무려 17개의 삼진을 잡아내 역대 한 경기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수립했다. 올 시즌 선발 등판한 아홉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18일 현재 성적은 6승2패, 평균자책점 2.09, 탈삼진 64개. 다승 공동 3위지만 선두 카도쿠라(SK)·히메네스(두산·이상 7승)와는 단 1승 차이다. 최하위인 한화의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류현진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 경기라도 더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삭발에 부상 투혼까지=이대호는 이달 초 머리카락을 짧게 깎고 야구장에 나타났다. “팀이 변하기 위해선 나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이유였다. 롯데는 올 시즌 투·타 전력에서 기복을 드러내며 5위에 머물고 있다. 이대호는 허리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수비 부담이 많은 3루수로 출전하며 동료들의 투지를 자극하고 있다.
트리플 크라운의 경쟁 상대는 공교롭게도 팀 동료 타자들이다. 홈런(9개)은 선두 가르시아(10개)에게 한 개 뒤져 있고, 타점(35개)은 1위 홍성흔(45개)과 10개 차이가 난다. 이대호는 “무엇보다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 득점 상황에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두산-한화(잠실), SK-넥센(문학), 삼성-LG(대구), KIA-롯데(군산)의 경기는 비 때문에 모두 열리지 못했다.
신화섭 기자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세 가지 부문에서 1위에 오르는 3관왕을 뜻한다. 야구에서는 한 시즌에 투수의 경우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타자는 타율·홈런·타점 등 세 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수는 선동열(1986년, 89~91년)과 류현진(2006년), 타자는 이만수(84년)와 이대호(2006년)만이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