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타 트리플크라운 4년 전 영광 다시 한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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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류현진과 이대호는 2006년 나란히 투수와 타자 부문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다승(18승)·평균자책점(2.23)·탈삼진(204개), 이대호는 타율(0.336)·홈런(26개)·타점(88개)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 둘은 생애 두 번째 영광을 향해 뛰고 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 다승 3위를 달리고 있고, 이대호는 타율 1위, 홈런 2위, 타점 4위에 올라 있다.

◆스물세 살 ‘애늙은이’=류현진의 별명은 ‘괴물’이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투수 3관왕을 따내며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변화구, 두둑한 배짱과 침착한 마운드 운영 등 투수로서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데뷔 5년째를 맞은 올해는 노련미까지 보태져 더욱 위력을 떨치고 있다. 지난 11일 LG와의 경기에서는 9이닝 동안 무려 17개의 삼진을 잡아내 역대 한 경기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수립했다. 올 시즌 선발 등판한 아홉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18일 현재 성적은 6승2패, 평균자책점 2.09, 탈삼진 64개. 다승 공동 3위지만 선두 카도쿠라(SK)·히메네스(두산·이상 7승)와는 단 1승 차이다. 최하위인 한화의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류현진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 경기라도 더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삭발에 부상 투혼까지=이대호는 이달 초 머리카락을 짧게 깎고 야구장에 나타났다. “팀이 변하기 위해선 나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이유였다. 롯데는 올 시즌 투·타 전력에서 기복을 드러내며 5위에 머물고 있다. 이대호는 허리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수비 부담이 많은 3루수로 출전하며 동료들의 투지를 자극하고 있다.

트리플 크라운의 경쟁 상대는 공교롭게도 팀 동료 타자들이다. 홈런(9개)은 선두 가르시아(10개)에게 한 개 뒤져 있고, 타점(35개)은 1위 홍성흔(45개)과 10개 차이가 난다. 이대호는 “무엇보다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 득점 상황에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두산-한화(잠실), SK-넥센(문학), 삼성-LG(대구), KIA-롯데(군산)의 경기는 비 때문에 모두 열리지 못했다.

신화섭 기자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세 가지 부문에서 1위에 오르는 3관왕을 뜻한다. 야구에서는 한 시즌에 투수의 경우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타자는 타율·홈런·타점 등 세 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수는 선동열(1986년, 89~91년)과 류현진(2006년), 타자는 이만수(84년)와 이대호(2006년)만이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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