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00% 주주 환원은 자신감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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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순이익 전체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은 경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최근 2년간 순이익 전체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형태로 주주들에게 돌려준 KT&G의 경영이 관심이다. 공기업에서 민간 기업으로 확실하게 변신한 증거라는 긍정론이 있는 반면 지나치게 주주들을 의식해 미래의 성장 동력을 깎아먹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KT&G 양세정(56.사진) 경영관리본부장은 "2002년 민영화 과정에서 어떤 주주도 지분의 7% 이상을 갖지 못하도록 제한해 지배주주가 없는 독립경영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며 "주주중시 경영은 이 같은 지배구조를 밑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하되, 주주에게는 골고루 이익을 돌려주기로 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을 따름이란 것이다. KT&G는 지난 2년간 순이익 합계인 8071억원보다 10억원 많은 8081억원을 주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썼다.

양 본부장은 "매년 매출.영업이익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2조5000억원가량의 이익유보금도 쌓고 있다"며 "순익 100% 환원은 회사의 재무상태와 현금흐름에 비춰볼 때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주 중시 경영이 새로운 실험이긴 하지만 회사의 기업가치(시가총액)가 민영화 이전 3조2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75%나 늘어나는 등 시장에서 이미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그도 최근 일부 외국인 주주의 '경영권 인수 압력설'에 대해서는 "회사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언급을 꺼렸다. 외국인 지분이 56%에 이르는 KT&G 지배구조의 취약성이 노출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양 본부장은 1968년 고교 졸업 후 바로 전매청에서 일하기 시작한 KT&G의 최고참 직원이다. KT&G의 민영화 이후 보여준 탁월한 재무 개선 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한국CFO(최고재무책임자)협회로부터 '한국CFO대상'을 받았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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