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중앙디자인콘테스트 대상 이지선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고정관념을 깨고 싶습니다. 왜 공식행사엔 점잖은 옷만 입어야 하나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제32회 중앙디자인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받은 이지선(李智善.22.패션학교 에스모드 서울 3년)씨.

李씨는 틀에 박힌 옷을 거부한다. 이번 수상작은 두꺼운 잠수복 원단을 이용해 봉제를 하지 않고 만든 원피스. 바느질을 하지 않고 원단으로 작은 고리를 만들어 옷감과 옷감을 연결했다. 옷 만들기의 과정 중 봉제가 필수적이라는 기존 관념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그는 26일 열린 시상식에 면 티셔츠 위에 찢어진 진을 덧댄 웃옷과 주름스커트를 입고 나왔다. 왜 이렇게 입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재밌잖아요"라고 말했다.

"정해진 스타일이나 약간 변형한 옷은 싫다"는 李씨는 국내외 디자이너 중 이탈리아의 카스텔 바작과 설윤형.박윤수.홍은주씨 등을 좋아한다.

李씨는 어릴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으나 고2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대학에선 영어를 전공했다. 하지만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1999년 에스모드에 입학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니느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힘든 줄 몰랐다.

"언젠가 '샤넬 룩'도,'빈티지 룩'도 아닌 '이지선 룩'을 만들어 내겠다"는 게 그의 야무진 포부다.

박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