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고문 '개혁 단일후보'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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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노무현 고문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쇄신파 의원들이 나와 김근태 고문 중 한명을 개혁 후보로 정하도록 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 시기나 방법.결과 등에 일절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며 "내게 그만두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盧고문은 이날 신기남.천정배.김태홍.이호웅.이종걸.송영길 의원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중재를 요청했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盧고문 캠프의 전략 문건에는 盧고문이 이같은 제안을 한 배경이 잘 나타나 있다.

◇ "개혁연대 안되면 정치적 결단"=A4용지 세쪽짜리 문건은 캠프의 주요 결정 사항을 담은 것이다. 문건은 '개혁파의 진로와 과제 제안'이란 항목에서 의원 28명을 3개군(群)으로 분류한 뒤 연쇄 접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군은 이날 조찬 회동을 한 6명과 임채정.장영달.추미애.신계륜.이재정.임종석.이호웅.심재권.이미경.이강래 의원, 2군은 박인상.김성호.정범구.최용규.정동채.김민석 의원,3군은 김원기.조순형.이해찬.이창복.이상수.김영진 의원 등이다.

문건엔 盧고문이 이들을 만나 "개혁 후보 단일화에 대해 여러분이 내린 결론에 무조건 따르겠다. 시한은 연말까지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돼 있다.

"김근태 고문과 내가 자파 원내외 위원장들과 토론회를 개최하고,연내에 단일화 문제를 매듭짓자"는 대목도 있다.

이에 대해 김근태 의원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며 일단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盧고문을 접촉한 쇄신파 의원들은 "개혁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현실성이 없다"는 회의론이 엇갈렸다.

◇ "동교동 신파는 평민당 재건,구파는 호남.충청 연합에 매몰"='양갑(兩甲)에게'라는 항목에는 "동교동 신파는 평민당을 재현하려 하고, 구파는 호남.충청 연합 구도에 매몰돼 있다. 이는 분열주의를 기초로 한 것으로, 우리 당의 역사적 책무와 무관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역사적 유산을 왜곡하고 끝내 부도로 몰고 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金대통령의 깃발을 들고 부산에서 세번의 총선과 두번의 대선을 했지만, 더 이상 한화갑.이인제의 깃발을 들고 싶지는 않다"는 盧고문의 고민도 들어 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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