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탄천 주변 산책로·체육시설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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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기도 분당신도시에 사는 최태영(55.수내동)씨는 요즘 탄천(炭川)기행에 푹 빠져 있다.

분당에 7년째 살면서도 생활이 바빠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으나 지난 8월 회사를 그만둔 뒤 틈만 나면 강변을 찾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붙였다. 崔씨는 "분당의 젖줄인 탄천 주변에 이렇게 좋은 시설이 많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한강의 주요 샛강인 탄천은 총길이가 69.2㎞이며 분당 통과구간은 10.4㎞. 강변에는 자전거전용도로와 산책로가 잘 닦여 있고 롤러스케이트.농구.배구장 등 실외 체육시설과 자연생태학습장, 박물관 등이 조성돼 있어 주민들의 여가.휴식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문만 열면 체육시설=재수생 고홍관(18.정자동)군은 지난 7일 수능시험을 치른 뒤 집 근처 탄천 농구장을 자주 찾는다. 점수가 크게 떨어져 걱정이지만 농구공을 던지고 있을 때 만큼은 마음이 편해진다.

분당구간의 탄천 둔치 양쪽에 마련된 간이체육시설은 모두 25종. 평균 8백m마다 한 곳씩 있는 셈이다. 농구.배구.족구장부터 철봉.평행봉.윗몸일으키기 기구까지 없는 게 없다. 야탑동.수내동에 있는 롤러스케이트장 두 곳은 서울 등 외지 사람들도 즐겨찾는 분당의 명소. 이재희(13.여.수내동)양은 "얼마 전 서울에서 이사왔는데 롤러스케이트장 찾는 게 가장 재미있다"고 말했다.

각각 21㎞에 달하는 산책로와 자전거전용도로에는 마라토너와 자전거 동호인들로 북적댄다.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분당 탄천검푸 마라톤클럽(http://www.gumpu.com)' 소속 회원 1백여명이 산책로를 따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백50여명의 산악자전거(MTB)동호인들은 탄천변 자전거전용도로에서 기초 연습을 마친 후 인근 맹산(4백12m)과 불곡산(3백12m)을 찾는다.

◇ 자연생태학습장=분당을 흐르는 탄천의 지류는 모두 5개. 이중 분당천과 운중천에는 꽃.나무가 우거지고 물고기가 뛰노는 자연학습장이 만들어져 있다.

분당천 세월교~황새울공원 2백m 구간에 조성된 자연학습장에는 달뿌리풀.꼬리조팝나무 등 야생꽃과 나무 2만7천여그루가 심어져 있고 징검다리와 목재 평상이 놓여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운중천 방아교~분당.수서고속화도로 4백50m 구간에도 물억새 등이 무성한 생태학습장이 조성돼 있다.

◇ 강변 박물관=정자동 탄천 둔치의 토지박물관(한국토지공사 1층)에는 신석기.청동기 유물과 통일신라시대 촌락, 고구려 평양성 등을 재현한 모형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무료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공휴일에는 쉰다.(031-738-8995)

인근 주거문화관(대한주택공사 별관)에도 한옥 짓는 법, 한국건축의 특색 등 유익한 전시물이 많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문을 열며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관람료는 없다. (031-738-3903)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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