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이현장] 5년째 표류하는 평택항IC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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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1일 오후 2시 30분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인터체인지(IC)와 연결된 82.38번 국도. 서평택IC로 진.출입하려는 차량 1백여대가 포승면사무소 앞 도로까지 뒤엉켜 꼼짝달싹 못하고 서있다.

이들 차량들은 서해대교.평택항.평택호 관광지를 찾은 관광버스와 가족나들이에 나선 승용차, 인근 공사장 토사운반차가 대부분. 30여분간 주차장을 방불케 했던 일대는 출동한 교통경찰관들의 숨가쁜 수신호가 거듭된 뒤에야 겨우 숨통이 트였다.

주민 박관희(57.식당운영)씨는 "출퇴근 시간외에는 평택항에서 인근 포승공단과 시화.반월.남동공단 등으로 자재를 실어 나르는 화물차량과 공사차량들이 2~3㎞ 늘어서 있기 예사"라고 말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평택시 포승면 내기.희곡리 등 서(西)평택 일대의 극심한 차량정체로 인근 주민들은 물론 주말 관광객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도로공사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서해안고속도로 평택항IC 건설공사를 5년째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이곳은 평택지역 최악의 차량정체구역으로 꼽히고 있다.

도공은 1996년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 건설 당시 포승국가산업공단과 서해대교.항구건설 등으로 서평택지역의 교통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고속도로와 항만도로 및 서해안 고속도로를 직접 연결하는 평택항IC를 만들기로 했다. 8백36억원의 공사비를 책정하고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까지 끝냈다.

이와 함께 도공은 평택항IC에서 신영리 항만도로까지 연결하는 도로(3.6㎞)도 신설키로 했으나 아직 착공조차 않고 있다.

평택항IC가 개설될 경우 이곳에서 평택항까지는 2.5㎞에 불과하지만 현재는 평택항까지 가려면 서평택 IC에서 빠져나온 뒤에도 국도 등을 타고 7㎞ 이상 우회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 평택시.주민.도로공사 입장=평택시와 의회.주민들은 그동안 도로공사와 건설교통부.경기도 등을 10여차례 방문해 평택항IC 건설을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특히 평택시는 최근 평택항~중국 롱청(榮成)시 롱안(龍眼)항간 카페리가 취항돼 항만을 오고가는 차량이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IC건설이 계속 지연되면 물동량 수송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주장해왔다.

평택시 관계자는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IC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며 "도로공사의 늑장으로 관광객유치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조사부 김동성 과장은 "당초 올해까지 완공할 예정으로 정부에 예산배정을 요청했으나 우선순위에서 제외됐다"며 "IC건설을 다시 추진키 위해 타당성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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