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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매직쇼'에 SK 'K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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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SK와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20점을 몰아넣은 오리온스 김병철(오른쪽)이 SK 임재현의 마크를 뚫고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

대구 오리온스 김승현의 마술 같은 플레이에 서울 SK가 넋을 잃었다. 오리온스는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애니콜프로농구 SK와의 원정경기에서 가드 김승현(18점.12어시스트)의 탁월한 리드와 센터 로버트 잭슨(29점.20리바운드), 포워드 김병철(24점.3점슛 4개)의 득점을 앞세워 83-72로 승리했다. 8승4패를 기록한 오리온스는 부산 KTF와 공동 2위로 다시 복귀했고, SK는 4연패를 당했다.

오리온스는 주포 네이트 존슨이 출전하지 못했다. 미식축구선수인 동생이 크게 다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모두 SK의 우세를 점쳤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이 팀 득점의 절반을 떠맡고 있는 프로농구에서 한 명의 외국인 선수만으로는 전력상 약세였다. 하지만 김승현의 두 몫 플레이에 오리온스는 예상을 깨고 낙승했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1쿼터에 많이 뛰면서 김병철에게 슛 찬스를 내줬다. 김병철은 1쿼터에만 4개의 3점슛을 터뜨리는 등 전반에 20득점하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오리온스는 한 명의 외국인 선수만 뛰는 2쿼터에서 점수차를 벌려 놓았다. 잭슨은 SK의 크리스 랭(27점.14리바운드)과의 골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착실하게 득점과 리바운드를 해냈다. 김승현의 패스는 골밑의 잭슨에 정확하게 연결됐고, 오리온스는 48-39로 전반을 끝냈다.

오리온스는 3쿼터에서 포워드 박재일이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위기를 맞았다. SK 임재현에게 3점슛과 드라이브인 슛을 잇따라 허용, 49-54까지 쫓겼다. 그러나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정종선을 투입해 박재일의 공백을 잘 틀어막았고, 김승현은 자신이 직접 3점슛과 골밑 돌파로 64-55로 점수차를 벌려놓았다.

김승현 효과는 4쿼터에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김승현은 3점슛 라인 바깥에서 야구공 던지듯 정확하게 골밑의 잭슨에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잭슨은 경기 종료 2분30초를 남기고 연속 골밑슛으로 81-69로 만든 뒤 오른손을 허공으로 치켜들었다. 게임 리더 김승현에게 보내는 찬사였다. 잭슨의 20리바운드는 올 시즌 최다 기록이었다.

울산 모비스는 창원 원정경기에서 홈팀 LG를 연장 끝에 97-96으로 이겼고, 전주 KCC는 안양 경기에서 SBS를 90-79로 여유있게 제쳤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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