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지방 상권] 중. 길거리마저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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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3년 전만 해도 젊은 여성들은 화장품을 주로 길거리의 화장품점에서 샀다. 그러나 이젠 주먹구구식으로 화장품을 쌓아놓고 파는 화장품점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의 추산에 따르면 전국에 남은 화장품점은 모두 6000여개. 2002년(1만2000여개)의 절반 수준 정도다.

1000~5000원대 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기업형 화장품 전문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화장품점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졌기 때문이다. 저가 화장품 전문점의 선발 주자인 미샤는 2년 새 전국에 점포를 240개로 늘렸다.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아닌 길거리 점포를 겨냥한 판촉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이젠 길거리 상권도 기업형 점포들이 점령해버렸다. 미샤 이후 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12월 첫 점포의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170개로 확장했다. 이에 따라 태평양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도 길거리 점포의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물론 대기업이 운영하는 거리점포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형식이어서 자영업자들에게 사업 기회를 넓혀주는 순기능도 한다. 그러나 자영업자인 김모씨는 "점포 따내기도 어렵고 초기 투자부담이 커 기업형 점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구멍가게를 하는 자영업자들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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