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후끈 단 장기증권저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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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회사원 이용(37.경기도 안산시)씨는 지난주 만기가 돼 돌려받은 비과세가계저축 3천만원을 한 증권사의 장기증권저축에 넣었다.

주식에 70% 이상 투자해야 하고 맘대로 사고 팔 수도 없다는 말에 겁이 났지만, 상품 내용을 자세히 듣고 보니 안전하게 돈을 굴릴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李씨가 가입한 상품은 주식 보유금액만큼을 선물로 팔아 주가지수가 1,000이 되건 100이 되건 항상 원금을 보존할 수 있게 설계된 인덱스 헤지(위험회피)형 펀드.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1년에 5.5%, 2년에 13.2%(이상 세액공제 혜택)가 보장되니 이만한 상품도 없다는 게 李씨의 생각이었다.

연말정산 시즌을 앞두고 각 증권사들이 李씨 같은 장기증권저축 고객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들은 우선 주식 보유 비중과 회전율 제한으로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을 위해 원금 보존에 목표를 둔 안정형 상품의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 안정형 상품 매력 부각=지난달 22일 발매된 장기증권저축은 3주가 지난 9일까지 직접투자형 1천8백82억원, 간접투자형 1천2백80억원 등 모두 3천1백62억원이 판매됐다.지난해 12월 발매돼 보름 만에 7천억원을 끌어모은 근로자장기주식저축보다 부진하지만, 판매 첫주 6백억원에 불과했던 판매고가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액공제라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액공제를 선불로 받을 수 있는 데다 최근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장기증권저축 판매에 호재다.

세금을 공제받으려다 원금까지 손해볼지 모른다는 고객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증권사들은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보다 선물을 통해 주가 하락 위험을 회피하는 헤지형 펀드 판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증권이 판매하는 인덱스헤지형 펀드의 경우 전체의 75%를 주식으로 채우면서 동시에 같은 금액을 선물로 매도해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투자원금이 항상 보장되도록 설계돼 있다. 이 펀드는 세액공제분에 배당수익.주식 대여 수수료.이자수익 등으로 얻는 연간 5%의 수익을 추가해 1년 10%, 2년 23%의 실질 수익률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 한국투신증권이 인덱스헤지형 펀드를 판매 중이며 대한투신증권은 손실한도(10%)를 정해 운용하는 위험관리형 펀드를 내놓았다.

◇ 경품 경쟁도 치열=증권사들은 일정금액 이상 가입자에게 기본 사은품을 제공하고 추첨을 통해 추가 상품을 주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백화점 상품권과 고급 듀얼시계를, 대신증권은 가입금액에 따라 1만~5만원권 상품권을 각각 지급한다. LG투자증권은 가입금액에 따라 식기세트.여행용 가방.내열 냄비 세트 등을 주고,교보증권은 고급 자기세트, 현대증권은 고급 프라이팬과 발 마사지기 등을 증정한다. 또 대우증권(브리태니커 백과사전.쌀 10㎏).굿모닝증권(담요).교보증권(대중교통안심보험.스위스제 다용도칼).삼성증권(목욕용품과 지갑세트).한빛증권(방독면.혈압계) 등도 사은품을 제공한다.이트레이드증권은 아예 판매수수료의 30%(5천만원 가입 때 46만원)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이밖에 삼성증권이 1백만원 상품권과 컬러 휴대폰, 대우증권이 현금 1백만원, 메리츠증권이 1백만원권 상품권과 김치, SK증권이 34인치 완전평면TV와 캠코더, 한빛증권이 김치냉장고를 각각 추첨을 통해 줄 계획이다.

나현철.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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