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퇴진후 청와대] '왕수석' 없는 비서실은…

'왕수석'(朴智元 전 정책기획수석의 별명)이 없는 청와대 비서실은 어떻게 운영될까. 朴전수석이 빠진 청와대 비서실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한 수석비서관은 "그동안 朴전수석이 없으면 비서실이 안 돌아갔다. 일을 하다 막히면 일일이 대통령에게 여쭤볼 수도 없고 비서실장은 아직 업무를 잘 몰라 朴전수석과 상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의중, 비선 인맥, 당정에 포진된 참모들의 친소(親疏)관계와 역학구도를 꿰뚫고 있던 유일한 청와대 내 참모가 朴전수석이었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래서 '왕수석'이란 별명을 갖게 됐다고 한다.

게다가 정책기획수석은 청와대 비서실 내 모든 업무에 간여할 수 있는 자리. 카드의 '조커'같은 존재여서 朴전수석이 '공식적'으로 모든 사안에 간여할 수 있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으로 비서실은 공조직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이상주(李相周)비서실장을 주축으로 해 그야말로 실무적 보좌기능을 하게 될 전망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 총재직을 내던진 이상 민주당에 대해 사사건건 간섭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朴전수석의 퇴진을 계기로 비서진이 어떻게 바뀔까도 관심사인데 일단은 빈 자리만 메우는 것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김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