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식품 이야기] 배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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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배추 가격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재배 농민들을 울상짓게 하는 배추.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채소다. 그러나 1인당 연간 김치섭취량(97년 35㎏→올해 28.5㎏)이 줄고,김치냉장고가 널리 보급되면서(배추 손실률 감소) 1인당 연간 소비량도 97년 38.3㎏에서 올해 35㎏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영양적으로 배추는 열량이 적은(1백g당 13㎉) 반면 비타민C가 풍부하다. 특히 배추의 비타민C는 국으로 끓이거나 김치로 담가도 다른 채소에 비해 손실량이 적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싱싱한 과일.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겨울에 배추김치를 즐겨 먹었다. 배추의 비타민C가 감기예방.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았던 것.

배추엔 또 식이섬유가 많다. 이 식이섬유가 '대장(大腸) 청소'를 하기 때문에 배추김치를 즐겨 먹으면 변비.대장암 예방과 치질 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식이섬유를 다량 섭취하면 배변속도가 빨라지므로 설사 증세가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배추가 암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부산대 김치연구소 박건영 교수는 "김치의 암예방효과는 대부분 배추에서 나온다"며 "비타민C.식이섬유 외에 색소인 카로틴.엽록소 등이 암예방물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추의 흰 줄기부위에는 당(糖)이 많고, 노란 잎부위에는 카로틴, 푸른 잎부위에는 엽록소가 풍부하다"며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배추가 일반배추보다 암예방효과는 물론 영양적으로도 우수했다"고 덧붙였다.

김장용 배추를 고를 때는 중간크기가 좋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 박완수김치연구단장은 "배추 속부위가 노르스름한 색을 띠고 줄기부위를 씹어봤을 때 단맛이 도는 것이 좋다"며 "겉잎을 많이 떼어낸 흔적이 있으면 병이 들었거나 저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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