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억어치 사이버머니 해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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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업체 사이트를 해킹한 뒤 대량의 사이버머니를 빼돌려 시중에 유통한 해킹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는 23일 온라인 게임업체 A사의 사이트를 해킹해 사이버머니 1318경(京.조의 1만배)원을 빼돌려 돈을 받고 시중에 유통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모(32)씨 등 해커 2명과 도매상 김모(42)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과 공모한 해커 배모(34)씨를 불구속기소하고 달아난 사이버머니 도매상 김모씨 등 3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커 이씨 등은 회사의 관리가 소홀한 지난 9월 추석 연휴 기간을 틈타 227차례에 걸쳐 A사 정보통신망에 침입, 자신들이 개설한 ID 152개에 1647억 마일리지 포인트(사이버머니로 1318경)를 불법으로 충전했다. 이는 해당 업체의 유료서비스 164억원어치를 사용해야 받을 수 있는 액수다.

해커들은 이 과정에서 A사가 제공하는 고스톱.포커 게임 등의 이용대금 결제화면 소스파일을 특정한 방법으로 변경하면 사이버머니가 자동으로 충전되는 허점을 이용했다. 이들은 특히 이번 범행에 앞서 두 차례나 실전 연습도 했다고 한다.

이씨 등은 해킹한 사이버머니를 도매상 김씨에게 7500만원에 넘겼고, 김씨는 이를 소매상 등에게 1억6800만원에 판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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