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신생아 일주일새 3명 돌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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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산후조리원 두곳에서 신생아 10여명이 심한 구토.설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겼으나 3명이 숨졌다.

지난 29일 오후 1시쯤 일산구 마두동 H산후조리원을 거쳤던 생후 22일된 지모군이 인근 I병원에 입원한 지 하루 만에 쇼크를 일으키며 숨졌다. 지군은 지난 11일 산후조리원에 들어갔으나 신생아들 사이에 구토.설사 증세가 번지자 9명의 아이들과 함께 18일 조리원을 나왔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오후 7시쯤 고양시 일산구 일산동 E산후조리원에서 하모(서울 서초구 양재동)씨의 생후 17일된 신생아(여)가 갑자기 거친 호흡을 해 I병원으로 후송했으나 두시간쯤 뒤 쇼크를 일으키며 숨졌다.

하루 뒤인 23일 오후 9시쯤 같은 산후조리원에서 이모(일산2동)씨의 생후 10일된 신생아(남)가 눈의 초점이 없어지는 증세를 보여 I병원으로 옮겼으나 다음날 오전 7시쯤 사망했다.

I병원에는 문제의 산후조리원 두 곳에서 신생아 10여명이 같은 증세를 보여 후송돼 3명이 숨졌으며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증세가 호전된 8명은 퇴원했다.

그러나 H산후조리원은 신생아들 사이에 설사.구토 증세가 번지고 한명이 사망한 가운데서도 30일까지 버젓이 영업을 계속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지난 27일 실시한 부검 결과 숨진 신생아들은 목숨을 잃을 정도로 선천적인 질병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신생아들에게 먹인 분유와 수유방법, 초기 진찰과 검사를 포함한 의료자료를 국과수에 보내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로 했다.

한편 병원측은 "신생아들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생아들은 응급실로 실려온 뒤 곧바로 쇼크를 일으키며 숨졌고 입원한 신생아들과 격리 수용됐으므로 전염될 가능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고양=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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