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도로 20여곳 동시에 파헤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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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주시 삼천동 박물관 앞에서 효자동 서도프라자에 이르는 1.5㎞구간.

정읍에서 시내쪽으로 들어오는 도로의 3차선중 한개에서는 광역상수도 공사가 한창이지만 현장 안내 표지판은 차에 받혀 부서진 도로위에 그대로 널부러져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중앙선을 넘어 차선을 잠식하는가 하면 공사현장으로 막무가내로 진입하는 차량도 있다.보도블럭 한편에서는 농부들이 벼를 말리고 있어 보행자들은 차도로 내몰려 교통사고의 위험마저 높다.

이런 혼잡속에 평소 3∼5분이면 통과하는 길은 30분이상이 걸리고 출퇴근 등 러시아워에는 교통전쟁이 펼쳐지곤 한다.

시내버스 운전기사인 정모(41)씨는 “너무나 길이 막혀 늦을 것을 예상해 아예 기점에서 30분 일찍 출발을 하는데도 제 시간에 차를 대지 못해 승객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다”고 말했다.전북 전주시내 도로 곳곳에서 마구잡이식 공사가 진행 중이다.

30일 전주시에 따르면 가로망 확충사업 ·전선 지중화 ·통신선로 매설,하수관,자전거 도로공사 등이 시내 20여곳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도시전체가 공사판을 방불케 하고 있다.이로 인해 곳곳이 교통체증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건축자재를 도로 위에 그대로 쌓아둔 채 공사를 벌여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주시 중화산동 한 초등학교 옆에서는 상가 신축 공사를 하면서 철근·나무 등이 왕복 2차선에 불과한 도로를 2m이상 점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이를 피해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밤중에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자재에 부딪혀 사고를 내지 않을까 우려를 하고 있다.

또 삼천동 ·중화산동 지역에서는 아스팔트 포장공사를 하면서 도로굴착 등에 대한 안내판도 세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은 갑자기 도로가 푹꺼지는 등 요철이 심해 사고를 낼뻔 했다거나 크게 당황했다는 등의 불만을 잇따라 구청 등에 접수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닥쳐올 겨울 혹한기를 피하고 확보된 공사비를 내년으로 이월시키지 않기위해 앞당겨 공사를 벌이다 보니 연말에 공사들이 한꺼번에 겹쳐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도로 점유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단속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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