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쇄신 논의할 특별기구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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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은 30일 한광옥(韓光玉)대표 주재로 열린 당4역회의에서 당정쇄신과 대선후보 가시화 시기 등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기구를 당내에 설치키로 했다.

중도개혁포럼(회장 鄭均桓총재특보단장)에서 기구 설치를 당 지도부에 건의키로 한 뒤 하루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10.25 재.보선 패배 이후 격화하고 있는 당내의 쇄신압력을 완화함으로써 김대중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일종의 중재안인 셈이다. 특별기구 구성과 관련,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중립적인 인사들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당4역회의를 거치면서 특별기구가 정치일정과 함께 당정쇄신 문제까지 논의키로 했다는 점이다.

당초 중도개혁포럼은 특별기구에서 논의할 사안으로 정치일정 문제 등에 무게를 실었다.鄭단장은 "후보 선출시기 논의가 즉흥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지지 않고, 지방선거와 대선에 미칠 유.불리 등을 포함해 이뤄지도록 특별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공식회의를 거치면서 당정쇄신 문제까지 다루기로 한 데 대해 당내에선 "당.정.청 개편시기를 둘러싼 당내 갈등도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당직자들은 "인적 청산이 골자인 당정 쇄신 문제를 특별기구에서 다루는 게 가능하냐"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특별기구 설치안을 추인하게 되는 31일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김근태 최고위원측은 "지금 필요한 것은 논의가 아닌 결단"이라며 "특별기구 설치 운운하는 것은 즉각적인 쇄신 논의를 회피하기 위한 시간벌기"라고 반발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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