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갤러리서 성경민 조각전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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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서울 소격동 금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성경민(39)조각전은 빛을 받은 대리석이 빚어내는 초월적 분위기가 특징이다(7일까지). 전설속의 대륙을 의미하는 전시제목 '아틀란티스'는 인간의 욕망으로 타락하기 전의 이상적인 낙원을 희구하는 마음을 담았다.

전시작은 재료가 수정 결정을 포함해 빛을 투과하는 그리스 낙소스(Naxos)대리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설치한 강한 조명에 의해 조각을 투과한 빛은 천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나 이제 막 초월적 현상이 일어나려는 장소와 같은 신비한 분위기를 뿜게 된다.

작품의 형태는 인간이 손으로 제작했다기보다는 자연의 조화에 의해 저절로 생긴 조각형상과 같은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전시장 1층에는 하나하나가 아틀란티스 대륙을 의미하는 6개의 알 모양이 놓여 있고 그 옆으로 건물 코너 모양의 대리석 벽이 자리잡고 있다. 벽의 얇은 부분을 이루는 원모양에서는 빛이 투과해 나와 부화를 기다리는 대륙의 알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다.

2층에는 지구를 떠받치는 거인신 'Atlas'를 상징하는 추상조각이 서 있다. 위에서부터 번개.달.해 모양을 상징하는 뇌전무늬와 원모양이 나타나지만 우연히 생긴 자연물 같은 느낌을 준다. 씨앗을 의미하는 'Kern'은 "새로이 생성되는 검은 돌의 씨앗을 나타냈다"고 한다.

작가는 이화여대 조소과와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과 그리스에서 활동하다 지난 7월 귀국해 모교 강사로 출강 중이다. 통산 네번째, 국내에선 첫 개인전이다. 02-735-6317.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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