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마케팅…'남 차별 여 전용' 틈새상품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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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이제 소비시장의 주역은 여성이다. 세계적인 마케팅 컨설턴트인 페이스 팝콘은 이같은 경향을 '이브올루션(Eveolution)'이라고 부른다. 여성을 상징하는 '이브(Eve)'와 '진화(Evolution)'를 합성한 말이다.

굳이 이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여심(女心)을 잡으려는 기업들의 홍보.판촉활동은 활발하다. 처음부터 아예 남성을 배제한 채 '여성 전용'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동전화업체들은 여성 전용 요금상품을 내놓으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저렴한 가격의 신상품을 내놓자 신세기통신은 한 발 더 나아가 주부 미시형.직장 여성형으로 상품을 세분화했다.

KTF가 내놓은 여성전용 브랜드 '드라마'도 인기다. 이 상품은 요금.단말기.멤버십 서비스 등을 여성 전용으로 꾸몄다. 남성은 아예 가입도 안된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다이어트.성형수술 등 여성들이 관심을 가지는 각종 서비스들이 무료로 제공된다.

또 가입자에겐 서울 명동.강남 등지에 설치된 놀이방과 여성전용 문화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여성만을 위한 금융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땡스맘 적금'은 여성전용 적금상품으로 일반 정기적금보다 금리를 최고 0.5%포인트 우대해준다.

신용금고들도 여성을 겨냥한 대출상품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성형수술.출산 등과 관련한 목돈을 많이 대출해준다.

현대스위스금고는 성형수술비를 대출해주는 '뷰티업 대출'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제일금고는 임신.출산에 따른 일시적 소득감소로 출산준비자금이나 육아비용 등이 필요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을 내놓았다.

동부화재는 업계 최초로 여성이 스토커로 인해 피해를 볼 경우 보상해주는 1년 만기 소멸성 보험을 판매 중이다. 제일화재는 여성전용 자동차 보험상품인 '퍼스트레이디 자동차 보험'으로 여성 운전자 고객을 부르고 있다.

신용카드업계는 여성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부문. LG레이디카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단일카드로는 사상 처음 4백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서울 르네상스 호텔 이탈리아 식당 토스카니는 여성 네 명이 식사할 경우 3인분의 식사비만 내도록 했으며 매리어트 호텔은 수.목요일을 '여성의 밤'으로 정해 각종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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