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보잉사, 군용기 포기땐 한국 FX사업 차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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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공군의 차세대전투기(F-X)사업에 입찰 중인 미 보잉사가 미군의 최대 전투기사업인 차세대합동전투기(JSF)사업 경쟁에서 탈락함으로써 F-X사업에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4조2천억원이 투입되는 F-X사업에는 F-15K(보잉).타이푼(유럽 4개국 컨소시엄).라팔(프랑스 다소).Su-35(러시아 수호이) 등 4개 기종이 막바지 경합 중이다.

보잉의 JSF 탈락에 따라 정부가 기종선택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났다. 그것은 보잉의 부품조달 문제다. JSF 사업에 입찰하려면 부품공장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보잉은 1백여개의 부품업체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탈락함으로써 상당수의 부품공장이 필요없게 될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미 공군은 현재 7백여대의 F-15를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추가배치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미 공군은 보잉사 군용기 생산라인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F-15E를 5대씩 구매한다는 임시방안을 발표했으나, 이마저도 국방예산의 압박으로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 기종을 생산해온 보잉으로선 다급한 처지가 됐고, F-X사업에 더욱 매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으로선 전투기 생산라인의 대폭 축소가 불가피해진 보잉사의 부품업체 운영 양상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된 것.

부품공장이 축소될 경우 F-15K의 생산단가가 올라가고 후속정비를 위한 부품비도 비쌀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국방부의 관측이다.

한 군사문제전문가는 "우리로선 일단 보잉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볼 수 있으나 비용.기술이전.부품조달 계획 등을 엄밀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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