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차세대 전투기인 '합동공격기(JSF.조인트 스트라이크 파이터)' 공급자로 록히드 마틴사를 선정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로써 록히드 마틴은 그동안 수주 경쟁을 벌여왔던 군용기 업계 2위인 보잉을 제치고 사상 최대 규모인 총 2천억달러 상당의 계약을 따내는 개가를 올렸다.
록히드 마틴은 오는 2008년 전투기를 납품하기 시작해 2040년까지 총 3천대를 공급하게 된다. 이번에 계약한 1차 물량은 일단 1백90억달러 규모지만 향후 추가분을 합치면 2천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의 동맹국에 판매하는 물량을 포함하면 전체 JSF 사업은 4천억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록히드 마틴의 X-35 모델은 경쟁 기종인 보잉의 X-32에 비해 단거리 이륙 능력과 수직 착륙에서 장점을 발휘한 것이 선정의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 21세기 합동공격기 시대 개막=JSF 사업이 시작되면 우선 과거 재래식 전쟁과 같이 육.해.공군이 별도의 공군력으로 전투를 벌이던 양상에서 탈피, 합동전투기를 사용해 통합적으로 공군력을 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작전이 탄생할 전망이다.
즉 공군의 F-16과 지상 공격기, 해군 전투기인 F/A-18, 해병대 수직 이착륙기인 AV-8B해리어 등 기존 주력기를 대부분 JSF로 대체하게 되면서 군의 작전과 조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항공모함과 육상기지 등 어느 곳에서나 이.착륙이 가능하고 수직 이.착륙 기능뿐 아니라 레이더 망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와 초음속 비행능력을 갖춘 만능 전투기의 도입으로 미.영 공군력은 세계 최강의 독보적 지위를 굳히는 결정적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 향후 군수산업 판도 변화 예상=이번 프로젝트에 적용된 '승자 독식'의 원칙에 따라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다. 록히드 마틴은 약 9천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보잉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비즈니스 위크 등 일부 언론은 이번 패배로 보잉이 전투기 생산보다는 화물기와 연료공급기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보잉측은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무인 전투기 개발이 완성되면 엄청난 수익성이 보장된다며 전투기 사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보잉의 총 매출액(5백10억달러) 중 군용기 및 미사일 부문은 약 1백20억달러(23%)를 차지했다. 보잉이 결국 JSF 사업의 조립 하청업체로 참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보고 있다.
윤창희 기자
*** 록히드 마틴사는
록히드 마틴은 미국 최대의 방위산업체로 F-16 전투기.C-130 수송기 외에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트라이던트 미사일.통신위성 등을 생산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본사가 있으며 지난해 말 현재 전세계 종업원 수는 12만6천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백53억2천9백만달러로 주 고객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 정부다.
지난해 매출의 70%는 미국 정부에서, 18%는 외국 정부에서 거둬들이는 등 군수물자 공급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민간용 장비 판매액은 전체 매출액의 12%에 불과했다.
록히드 마틴은 1970년대 후반 전투기 납품을 위해 일본 정계에 거액의 뇌물을 준 록히드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과 이탈리아는 반뇌물법을 제정했다.
앨런 록히드와 맬컴 록히드 형제가 프레드 키와 함께 지난 26년 록히드 항공을 설립한 이래 몇 차례의 기업 인수.합병(M&A)과정을 거쳤으며, 95년 록히드와 마틴 마리에타가 합병하면서 지금의 록히드 마틴이 됐다.
정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