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당선자 직격 인터뷰]강릉 최돈웅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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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강릉)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 판결(2심)→대법원 확정 판결 앞두고 의원직 사퇴→재출마→당선'의 기록을 세웠다.

헌정 사상 처음이라는 지적에 그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자랑스러운 기록은 아니라는 뜻일 게다. 그의 재공천을 둘러싸고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도 비판이 있었다.

-16대 국회에서 두번씩이나 당선했는데. 본인 스스로 이 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재판을 받으면서 상당히 상심했다. 재판 결과를 보고 검찰의 표적 수사와 재판부의 부당한 결론에 맞서 명예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했고, 여기까지 왔다."

-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 판결을 받은 후 지난 9월 3일 의원직을 사퇴했는데, 대법원의 최종 판결도 안보고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재공천을 확신했기 때문인가.

"공천을 어떻게 확신하나. 그러나 재판 결과에 대해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지도부가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역 분위기도 '너무하다'는 쪽이었다."

-만약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라는 최종 판결이 나온다면, 법적으로는 이번 당선과 무관하지만 최소한 도덕적으로는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닌가.

"검찰의 정치적 기소였고 그에 따른 법원의 정치적 판결이었다는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기소 과정에서 담당 검사도 '내 손을 떠났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이 판정했고, 명예회복도 했다."

-李총재와는 경기고 시절 두번씩이나 같은 반에서 공부한 친구 사이인데, 공천 과정에 영향을 안미쳤나.

"李총재가 어떤 사람인가. 오히려 동창이라서 더 엄격하고 까다롭게 심사했다. 李총재가 직접 판결문까지 검토한 뒤 '이건 너무 심하다'며 부당성을 지적했다."

-지도부가 당 안팎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재공천한 것은 당선자의 상당한 자금력이 고려 대상이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는데.

"사업은 자식들에게 다 넘겨주고 이제는 완전히 손을 뗐다.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마음대로 돈을 만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 내가 금전적으로 당에 어떤 보탬이 되겠는가. 말이 안된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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