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초·중학생 자녀 조기유학 자성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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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부유하게 사는 친구들이 초.중학생 자녀들을 외국으로 유학 보냈다고 했다. 고2 아들을 유학 보낼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는 나로서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힘들고 어려운 교육여건을 개선해야 할 부유층.상류층이 자녀 유학비로 외화를 쏟아붓는다면 어떻게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이 나아질 수 있겠는가. 외국의 탁월한 교육환경에서 자녀들을 우수하게 길러 이 땅에서 자라난 우리 아이들의 머리 위에 세우겠다는 속뜻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해외에서 아무리 우수한 교육을 받더라도 이 땅에서 친구들과 함께 부닥치고 깨져가며 어려움을 이겨내지 않은 그 아이들이 과연 이 나라에 무엇을 이바지할 수 있겠는가. 이 땅에서 자란 아이들과 외국에서 고급 교육을 받은 아이들 사이의 위화감은 또 얼마나 크겠는가.

10년 전과 비교해 초등학교 유학생이 10배나 늘었다고 한다. 우수한 교육환경을 이 땅에 만들겠다는 지도층의 자세가 필요하다.

정경애.서울 마포구 성산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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