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TV영화] KBS2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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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 괴팍男+순수女의 이색 로맨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KBS2 밤 10시35분)=강박적인 성격을 지닌 괴팍한 중년 남자와 가난하지만 밝게 살아가는 순수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다. 주연 배우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는 이 영화로 1998년 아카데미 남녀주연상을 탔다.'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배트맨'에서 광기 어린 카리스마를 보여준 잭 니콜슨이 이번에는 예민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역을 맡아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헬렌 헌트 역시 안정감 있는 연기로 니콜슨과 조화를 이룬다. 배우의 연기력이 따라줘야 로맨틱 코미디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만하다.

식당에 가면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자신이 갖고 온 포크로 식사하는 결벽증을 지닌 멜빈(잭 니콜슨). 로맨틱한 소설을 쓰지만 실생활에선 삶을 경멸하는 독설가다. 그런 그를 유일하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식당 여종업원 캐롤(헬렌 헌트). 탄탄한 각본이 빚어내는 맛이 상당하고 인간에 대한 따뜻하고 넉넉한 시선도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브로드캐스트 뉴스'를 연출한 제임스 브룩스 감독 작품. 97년작.원제 As good as it gets.★★★★☆ <★ 5개 만점>

*** 극장을 지키는 배우들

구름(EBS 밤 10시)=아르헨티나 시네 리베라시옹(해방영화)집단의 수장인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 작품.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선보였다. 솔라나스는 1966년 동료 옥타비오 젠티노 감독과 함께 기록 영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를 만들었다. 영화 '구름'은 평생을 일해온 극장이 철거명령을 받자 이를 지켜내려는 한물간 연극 배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아르헨티나의 과거와 현재를 우화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무겁고 우울한 주제를 탱고 리듬이나 춤 등 경쾌한 소재를 이용, 환상적인 화면으로 풀어냈다. 98년작. La Nube.★★★☆

*** 정신.육체 사랑 갈등

로즈 앤 그레고리(MBC 밤 11시10분)=가수 겸 배우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주연하고 감독한 영화. 지성과 미모,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갈등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제프 브리지스와 피어스 브로스넌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지적인 배우자를 원하는 그레고리 교수가 애인 찾는 광고를 낸다. 한편 같은 대학의 로즈 교수는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노처녀. 우여곡절 끝에 로즈와 그레고리는 결혼하는데 육체 관계가 배제된 결혼생활은 곧 금이 가기 시작한다. 96년작. 원제 The mirror has two faces.★★☆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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