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장원진 쐐기포 삼성 꺾고 '승부 원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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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부상을 무릅쓴 도루, 그리고 공 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강한 집중력. 이 모든 게 조화를 이룰 때 신(神)은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를 선물한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두산이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두산은 22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우즈.김동주 등 중심타선의 맹타와 좌익수 장원진의 호수비, 구원투수 이혜천의 호투가 조화를 이루며 삼성을 9-5로 꺾고 1차전의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이 4-1로 앞선 6회말. 반격에 나선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을 신호탄으로 추격의 실마리를 풀고, 2사 2,3루에서 김동수의 적시타가 터져 4-4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는 삼성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7회초 1사후 장원진이 좌전안타로 발판을 만들자 우즈가 욕심내지 않고 툭 밀어쳐 우전안타로 뒤를 받쳐 1사 1,3루를 만들었다. 삼성 김응룡 감독은 이 상황에서 최종 마무리 김진웅을 곧바로 투입하는 강수로 승부를 걸었다.

우즈의 도루로 만들어진 1사 2,3루에서 심재학의 내야땅볼로 균형을 깬 두산은 곧바로 김동주가 김진웅을 좌전안타로 두들겨 6-4로 달아나며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두산은 7회말 삼성의 반격에서 박한이-이승엽 등 왼손타자가 등장하자 좌완 이혜천을 투입했다. 이혜천은 공 하나마다 기합을 넣어가며 역투, 이승엽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삼성의 추격을 막아내 1이닝을 던지고도 승리투수가 됐다.

2점의 리드가 초조하던 두산은 8회초 1사 1,2루에서 장원진이 삼성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3점홈런을 뿜어내 9-4로 앞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3안타씩과 도루 한개씩을 기록한 두산의 '허벅지 브라더스' 우즈와 김동주는 각각 손목과 발목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였고, 쐐기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때려낸 장원진은 이날 5회말 수비에서 삼성 박한이의 파울타구를 관중석 펜스까지 달려가 몸을 펜스에 걸치며 잡아내는 투혼을 보여준 주인공이었다.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두 팀은 23일 하루를 쉰 뒤 24일 오후 6시 장소를 서울 잠실구장으로 옮겨 3차전을 벌인다.

▶두산 김인식 감독=7회초 1사 1,3루에서 우즈의 도루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김동주가 회복된 게 무엇보다 기쁘다.

▶삼성 김응룡 감독=투수들을 믿었는데 제대로 막지 못해 아쉽다.오랜만에 야간경기를 한 것도 선수들의 경기감각을 떨어뜨렸다.

대구=이태일.김종문.최민우.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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