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촌 돋보기] 광주 두암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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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시 북구 두암동은 무등산 자락으로 1980년대 후반들어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됐다.

동쪽으로 군왕봉이 좌우로 뻗쳐 있고,풍수지리상 명당으로 이름난 곳이다.

또 공기가 맑고 등산로들이 가까이 있는 데다 제1 ·2순환도로와 인접해 교통이 편리한 곳이다.

#아파트 현황=뽕밭 ·포도밭 등에 택지가 조성돼 88년께부터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주택공사가 두암3동과 산수동 일원 12만8천평을 개발,95년까지 주공아파트 5개 단지와 금호 ·대주아파트(두암타운)등이 자리해 6천여가구의 아파트 촌을 이뤘다.

두암2동 쪽으로도 무등파크 ·미라보 ·현대아파트 등 4천여가구가 잇따라 들어섰다.수도권 신도시 아파트들의 부실공사가 사회문제화된 직후에 지어져 대체로 견고하게 시공됐다.

두암1동은 단독주택이 많고 아파트는 최근 입주를 끝낸 현대2차 등 1천여가구다.

두암3동 주공4단지 옆 4천7백여평은 당초 고교 부지였으나 용도가 바뀌어 2백99가구분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최근 1년간 광주시내 다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1대1을 오르락내리락한데 비해 이 아파트는 지난 19일 끝난 청약에서 평균 2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두암지구는 전세 아파트 수요도 많아 전세가가 중소 평형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30% 정도 높다.주공 3단지 34평형 전세가는 6천5백만∼7천만원.

수정공인중개사무소의 고행남(58)씨는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공기가 좋아 한번 이사오면 잘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전세는 나오기가 무섭게 임자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양한 등산로=아파트 단지에서 무등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여럿 있다.광주시내를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까지는 20여분 거리.전망대 ·오리등 ·군왕봉(해발 3백56m) ·장원봉(3백86m)등 자신에 맞게 등산로를 선택할 수 있다.

오리재 ·작고개 ·깻재 등 고갯길이 이어져 오르내림이 많아 지루하지 않게 2∼3시간 등산을 즐길 수 있다.

#교통요지=지난해 12월 광주대 입구∼소태인터체인지∼각화동의 제2순환도로(제한속도 90㎞)가 개통하면서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가 됐다.두암동 진출입로를 통해 승용차로 호남고속도로와 광주∼목포 국도 1호선에 10분대에 진입할 수 있다.

광주 4대 관문인 화순 ·나주 ·담양 ·장성쪽으로 나갈 때도 편리하다.

또 두암타운 네거리에서 너비 25m 도로로 제1순환도로와 연결,금남로 ·충장로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다.

#복지시설=주공아파트의 경우 1 ·3단지(17 ·20평형)와 5단지(34평형)는 일반 분양아파트이나 2 ·4단지는 12 ·13평형 영구 임대주택으로 생활보호대상자들이 많은 편이다.

근처에 부유층이 많이 사는 두암타운(35 ·48 ·58평형)과 대주빌라(51∼81평형)등이 자리해 빈부 격차가 두드러진 곳이기도 하다.

박병묵(56)주공5단지 자치회장은 “생활방식의 차이로 처음에는 이웃간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공 2단지와 4단지에 각각 들어선 두암종합사회복지관과 무등종합사회복지관의 복지사업도 활발하다.

자원봉사자들이 저소득층에게 청소 ·집수리 ·노인 말벗 되주기 같은 등 재가 서비스를 하고 사랑의 식당과 어린이를 위한 방과후 교실을 열고 있다.

무등 종합사회복지관은 1백여명의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글=천창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 무등복지관 이달산 관장 인터뷰

사진=김상선 기자

*** 무등복지관 이달산 관장 인터뷰

*** 무등복지관 이달산 관장 인터뷰

“빈부격차가 없지 않지만 더불어 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요.”

영구 임대 아파트인 두암 주공4단지 안에 있는 무등종합사회복지관 이달산(59)관장.

이 복지관은 1993년 아파트 입주와 함께 문을 열었다.주민들의 욕구 조사와 상담을 통해 이웃간 배타적 분위기를 해소하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삼고 있다.

사랑의 식당 운영 등에 인근 아파트 부녀회가 자원봉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주민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자주 만든게 자랑거리다. 아파트들의 입주가 마무리되고 2∼3년 지나면서 자원봉사 주부 ·학생 등이 늘어 3백여명이나 된다.

이들은 홀로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 ·결손가정을 방문,소외감을 떨어내 주는 데 애쓰고 있다.

최근에도 장애인 15명과 함께 장성 백양사로 단풍놀이를 가 일체감을 높였다.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에 영향을 받았는지 아파트 단지별 자치회도 어려운 이웃 돕기에 적극적이다.그 결과 99년 3월 복지관 안에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노숙 실직자 쉼터를 열었을 때도 당초 우려와 달리 주민들의 별다른 반발이 없었다.

이 관장은 “경제사정이 나빠질 수록 영세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만큼 생활에 여유가 있는 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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