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한미은행 기부 150억 공짜건물 사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인천시의 시금고로 지정된 한미은행이 1백50억원대 부동산을 시에 기부하기로 했으나 인천시의회가 사양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측은 인천시가 자신들을 '시금고'로 지정해준데 대한 사례로 지난해 11월 시 산하 복지시설 등에 3년 동안 현금 1백50억원을 기부하기로 하고 이미 50억원을 집행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23층짜리 경인영업본부(인천시 남동구 옛 경기은행 본점) 건물 가운데 8,9,10,20층 전체와 2층 및 지하층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감정가는 무려 1백50억원.

이에 따라 인천시는 현금에 이은 부동산 기부도 은행측의 '성의'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의회는 인수 후 예상되는 수십억원의 건물 개조비와 연간 6억~7억원의 관리비 등을 감안해 '받아봤자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며 일단 받아들이는 것을 보류토록 결정했다.

의회 관계자는 "기부하겠다는 건물 8,9,10층은 퇴출된 경기은행 임원실로 만들어져 임대에도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은행은 지난해 농협과 경쟁 끝에 연간 2조원이 넘는 인천시 재정을 맡는 시금고로 선정됐다.

성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