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또 바꿔? 교사·학부모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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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005학년도 수능개편 시안이 22일 모습을 드러내자 일선 교사와 학부모.교원단체들은 한결같이 급격한 변화에 따른 혼란을 우려했다.

일선 교사들은 수능개편연구위원회가 내놓은 수능방안 중 수능시험을 Ⅰ,Ⅱ로 나눠 두번 보는 방안보다 현행 수능 1회의 틀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현행 틀을 크게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단점에 대한 보완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반포고 이옥근 학생부장은 "수능을 두번 보는 것은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가중시키고 사교육 의존도를 더욱 높여 공교육을 위기로 몰아 넣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고 권순환 연구부장은 "수능을 두번 치르는 것은 교사들에게 진학지도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현행 수능제도의 문제점인 변별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고 김영규 학생부장은 "수십개의 선택과목에 대한 평가는 기술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일선고교는 무엇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해야 할지, 학생들은 천차만별인 대학들의 선택과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선교사들뿐 아니라 학부모.교원단체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교육학부모회 박인옥 부회장은 "수능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생.교사의 혼란이 가중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수능을 대학입학자격을 측정하는 자료로만 활용할 수 있도록 비중을 줄이고 고교의 평가자료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성명을 통해 "2002년도 대입제도가 시행도 되기 전에 새로운 대입제도 개편안을 거론하는 것은 '조령모개식'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고려학원 유병화 평가실장은 "학생.학부모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능체제 개편보다는 현행제도의 보완이 바람직하다"며 "새로운 수능안이 결정되는 대로 대학들은 조속히 입시요강을 발표,예비 수험생들이 충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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