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매우 젖어 있다
활기차다
헛되어 태어나지 않았다
새소리
어젯밤
꿈 속에서
본
연기로 쓰여진
제목없는 시
한 편
그
서릿발.
-박중식(1955~ ) '여일(如日)'중
박중식씨 시 '목경(木經)'은 걸레가 되도록 옹이(책)를 읽는다. 입을 벌려 그릇을 씹어 삼킨다. 절에서 마신 차맛이 '넓다'고 그는 말한다. 환속한 스님이 그만은 아닐 것이다.
그는 절 뒷산에서 울던 새소리를 듣는다. 사바세계는 흙탕물이었다. 연기로 쓴 시는 이내 없어진다. 활자가 되지 못한다. 왜 그런지 짐작이 간다.
김영태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