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과 형사가 '제주동행' 보고서 야당에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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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나라당 유성근(兪成根)의원이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공개한 '이용호 게이트 몸통 의혹 정학모 관련 동향보고서'는 제주경찰서 정보과 任모(56)경사가 한나라당 측에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유봉안(柳奉安)제주경찰청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감찰조사 결과 제주경찰서 任경사가 정보보고서를 한나라당 제주지부 조직부장 金모(38)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돼 이들 2명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柳청장은 "지난 9일 金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任경사로부터 김홍일 의원의 제주 여행에 정학모.여운환씨가 동행했다는 문서가 있다는 말을 듣고 '관련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 任경사가 팩스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문건은 당초 任경사가 金의원 일행이 제주에 도착한 지난 8월 초 작성했던 것을 지난달 중순 이용호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제주여행이 문제로 떠오르자 任경사가 신문기사 등을 근거로 다시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문서 유출의 정확한 배경과 유사 문건의 유출 여부 등을 조사 중이며 문제의 문건은 상부에 보고할 가치가 작은 것으로 판단돼 제주지방경찰청 정보과장이 전결 처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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