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안테나] '가요무대' 젊게 단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16년째 중.장년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KBS1 '가요무대'(월요일 밤 10시)가 젊어진다. 지금의 트로트 음악 일변도에서 탈피해 1970~80년대의 대중 가요를 대폭 가미한다.

1985년 말 방송에서 소외돼 있던 40, 50대를 주 타깃으로 출발한 프로그램이 '가요무대'였다.

당시 10, 20대 위주의 음악으로 넘쳐나던 TV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확실한 인기 프로로 정착했다.

'가요무대'는 그동안 대중의 박수에 목말라 있던 원로 가수들에게 활동 무대를 선사했고, 모처럼 기회를 갖게 된 그들은 한 곡 한 곡 정성스럽게 노래를 불렀다. 시청자들은 그 노래와 함께 시대를 건너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 또 세월은 흘렀다. 이젠 70년대 포크 음악과 80년대 초의 가요를 즐겨 듣던 젊은이들이 중년층으로 자리잡았다.

당시의 인기 가수들은 이제 만날 기회가 적은 추억의 가수들이 돼 버렸다.

10, 20대 지향이 아니면 아예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들 속에서 샌드위치 세대가 된 중년층은 문화적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요무대'의 변신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박해선 총괄 PD는 "다음달 초 가을 개편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라며 "트로트 음악이 여전히 기본이 되겠지만, 70~80년대 추억의 가요들이 올드팬들의 향수를 달래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