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츠닉 매각 계약 깨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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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우 계열사 중 성공적인 매각 사례로 꼽혔던 파츠닉(옛 대우전자부품)이 다시 채권단 손에 되돌아올 상황에 처했다. 파츠닉의 경영권까지 넘겨받았던 알루코 컨소시엄이 잔금을 당초 계약일에서 8개월이 넘도록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파츠닉의 12개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들은 19일 한빛은행에 모여 알루코 컨소시엄과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깨는 방안을 포함해 잔금 미지급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알루코측이 잔금 지급에 대해 계속 조건을 내걸 경우 계약을 깰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관은행인 한빛은행이 개별 채권금융기관의 의견을 다음주까지 종합해 대책을 마련한 뒤 채권단 회의에서 결론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옛 대우전자부품에 납품하던 알루코(회장 박주영)가 주도한 알루코 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1일 파츠닉 주식 2백26만5천8백82주(24.5%)를 1백53억9천만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인수대금의 40%(61억여원)를 지급했다.

알루코측은 나머지 92억여원을 올 2월 1일까지 지급하기로 하고 12월 29일 경영권을 넘겨받아 새 경영진을 선임하고 회사 이름도 대우전자부품에서 파츠닉으로 바꿨다.

그러나 알루코측은 일부 사업부 매각, 차입금 상환, 멕시코 현지법인의 지분 및 토지 처리 문제 등을 놓고 채권단과 견해가 다른 데다 경영여건이 바뀐 점 등을 내세워 지금까지 잔금을 치르지 않고 있다.

알루코 관계자는 "실사 결과 1백90억여원의 손실이 더 드러나 채권단에 채무 조정이나 인수대금 조정을 요구했다"며 "채권단이 다시 매각할 경우 매각금액이 더 적어질 수 있으므로 우리측 요구를 수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8개월여 동안 진행한 협상에서 성과가 없었으나 알루코측과의 협상 여지를 1백%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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