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 간판앵커 댄 래더 '쓴소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국을 대표하는 3대 방송인 NBC.ABC.CBS 방송이 모두 탄저균 테러의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미국 CBS 방송의 간판 앵커 댄 래더(69.사진)가 방송 보도 자성론을 폈다.

지난 9월 11일 테러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이 테러위협에 처해 있었으나 언론이 이같은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것이 이런 사태를 초래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래더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 모두가 국제문제에 대해 훨씬 더 충실히 보도하면서 테러위협에 대해 경고했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며 "나와 CBS 뉴스도 역시 면죄부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5천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참사가 벌어지고 나서야 미국 언론이 과거의 잘못을 깨달았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우리의 취약점이 무엇인지 알게 된 만큼 앞으로는 제대로 보도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래더는 예전부터 소신이 강한 앵커로 알려져 있다. 올 여름 하원의원인 게리 콘디트(53)와 내연의 관계를 맺어온 미모의 여인 챈드라 레비(24)가 실종됐을 때도 다른 방송사가 연일 많은 시간을 할애해 보도한 것과 달리 거의 다루지 않았다.

래더는 이에 대해 "소문, 추측 같이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알아야 할 사안들을 다룰 것"이라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1950년대 초반부터 CBS에서 일해온 래더는 백악관 출입기자와 간판 시사프로인 '60분'의 진행자, 저녁 메인뉴스의 앵커 등을 맡아왔으며, 다섯차례나 에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