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 언론학회장 김학수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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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근 제28대 한국언론학회 회장에 취임한 김학수(金學銖.신문방송학.사진)서강대 교수는 언론개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다짜고짜 이 문제에 대해 물어봤다. 金회장은 개인적 견해라며 운을 뗐다.

"언론개혁 등 공동체 문제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통상 자신의 해결 방식을 제시하면서 상대의 의견을 듣지 않아 갈등만 부추깁니다. 언론개혁 등의 문제를 풀려면 상대방을 인정해야 합니다. 다른 견해를 존중해야 공동체가 파괴되지 않고 창의성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金회장은 언론개혁의 여파를 이렇게 설명했다.

"정치적 목적이든 아니든 언론개혁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것들(언론사 세무조사와 신문고시)을 통해 국내 언론은 도덕적으로 정치인.관료들 보다 우월한 기반을 갖게 됐습니다. 비판받고 돈 다 냈으니 면죄부를 받은 것이지요. 반면 언론의 사회적 기능은 낮아졌습니다. 언론이 공격받으면서 그동안 언론이 해왔던 사회의 의제설정 기능이 무너진 것입니다. 논란의 대상인 신문사의 소유지분 제한은 자본주의는 물론 재산 소유권을 인정한 헌법에 위배됩니다. 독자를 위해 신문을 잘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봅니다."

金회장은 학계에서 언론개혁 문제를 다루기 위한 토론의 장이 제대로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계의 현실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문제를 비켜가서는 안됩니다. 현안이 발생하면 학계가 하나의 의견으로 뭉칠 수는 없겠지만 토론의 장은 열어줘야 합니다. 시민 강연이나 신문 칼럼 기고 등을 통해 현실에 참여할 때 학자적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문적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는 내년 7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언론학대회를 재임 중 최대 과제로 꼽았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데다 국내의 학문적 업적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입니다. 신문.방송 등 국내 언론 산업을 해외 언론학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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