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단순사고 아니다 … 작전도 무기도 군대 조직도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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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인이 밝혀지기 전이라도 우리가 즉각 착수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우리의 안보태세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하는 일입니다. 같은 실수를 두 번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번영과 안정을 깨뜨리는 위협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방식으로 올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은 강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싸워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내부의 안보태세와 안보의식은 이완되어 왔습니다. 안보 대상이 뚜렷하지 않도록 만든 외부 환경이 있었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군 내부의 혼란도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국민도 불과 50㎞ 거리에 가장 호전적인 세력의 장사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음을 잊고 산 것이 사실입니다. 천안함 사태는 이를 우리에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강한 군대는 강한 무기보다도 강한 정신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현실보다는 이상에 치우쳐 국방을 다루어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군도 국제적 기준에 맞게 선진화돼야 합니다. 세계 유일의 적대 분단 상황에 있다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우리의 군 전력을 구축해야 합니다. 특수전 등 비대칭 전력에 대한 우리의 대비태세가 확고한지도 새롭게 점검해야 합니다. 군의 긴급 대응태세와 보고와 지휘체계, 정보 능력, 기강 등 모든 측면에서 비상한 개혁 의지를 갖고 쇄신해 나가야 합니다. 각 군 간 협력 속에서 실시간 입체 작전을 수행하고 각 군 전력이 효과적으로 통합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우리 군을 굳게 믿습니다. ‘군복 입은 모습을 자랑스럽게 하겠다’는 것은 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입니다. 군의 생명은 사기에 있습니다. 군을 지나치게 비하하고 안팎에서 불신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강한 대한민국은 강한 안보에서 나옵니다. 강한 경제도 강한 안보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군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작전도, 무기도, 군대 조직도, 문화도 바뀌어야 합니다. 변화에 둔감하고 혁신에 게으른 조직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오늘 열리는 전군지휘관회의가 우리 군이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훗날 역사는 천안함 사태를 통해 우리 국군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기록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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