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기-관제탑 녹취록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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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관제사:"응답하라, 응답하라."(침묵이 계속되다가)

비행기:"우리는 여러 대의 여객기를 갖고 있다. 조용히 있으면 여러분은 무사할 것이다.우리는 공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관제사:"누구냐? 누가 나에게 이런 신호를 보내나?"(다시 침묵 끝에)

비행기:"움직이지 마라. 우리는 공항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어리석은 행동을 마라."

지난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WTC)빌딩으로 돌진한 두대의 비행기가 사고 직전 관제탑과 교신했던 긴박했던 순간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뉴욕타임스는 15일 테러사건 이후 최초로 공개된 피랍 여객기와 관제소의 대화를 모은 녹취록을 소개했다.

지상 관제소측이 테러의 징후를 최초로 감지한 것은 9월 11일 보스턴발 로스앤젤레스행 유나이티드 항공 175편(무역센터 남쪽 건물 충돌)이 이륙한 뒤 27분 뒤인 오전 8시41분쯤. 175편 조종사는 관제소에 "이륙 직후 이상한 통신을 받았다.

어떤 사람이 통신 장치를 폐쇄했고 모든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서 앉아있으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175편은 그후 90초 뒤 당초의 항로를 벗어났으며 관제소와의 교신도 두절됐다.

그리고 오전 8시50분쯤 관제소측은 175편으로부터 "맨해튼에서 보이는 연기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느냐"는 정체불명의 통신을 수신한다.

이 연기는 그 5분 전쯤 아메리칸에어 11편이 무역센터 북쪽건물에 충돌하며 발생한 것. 이어 관제소측은 오전 8시53분쯤 175편이 규정 속도보다 2배나 빠른 시속 5백 마일의 속도로 허드슨 밸리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것을 감지하고 납치됐다고 판단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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