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뚝심의 두산 2년 연속 KS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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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뚝심의 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현대를 무너뜨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첫판을 내준 뒤 내리 세 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 플레이오프를 3승1패로 마무리짓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가게 됐다.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현대에 무릎을 꿇었으나 올해 한결 단단해진 투타의 힘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설욕에 성공했다.

이로써 두산은 정규시즌 1위로 먼저 한국시리즈에 올라 상대를 기다렸던 삼성과 오는 20일부터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벌여 새 천년 원년의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게 됐다.

또 홈런 세 방이었다.

전날 3차전에서 대포 세방으로 역전승을 거둔 두산은 16일 잠실에서 열린 4차전에서도 홈런 세 방 등 힘으로 현대를 압도하며 6-1로 승리했다.

1차전 선발로 맞대결을 벌였던 임선동(현대)-구자운(두산)의 대결은 초반 팽팽한 투수전을 예상케 했으나 3회말 두산의 선두 타자 홍원기가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팽팽하던 균형을 깨트렸다.

홍원기는 임선동의 초구를 좌중간 담장 너머로 날려 2차전부터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뿜어내 팀 타선에 불을 붙였다.

승기를 잡은 두산의 타선은 4회 들어 폭발했다.1사 후 김동주가 12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자 현대 임선동이 흔들렸고, 두산의 타선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맹폭을 시작했다.1사 1루에서 안경현.홍성흔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추가, 2-0으로 앞선 두산은 계속된 1사 1,2루에서 이도형이 임선동의 초구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5-0으로 앞서 승부를 갈랐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5회말 1사 후 우즈가 임선동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홈런포를 날리며 현대의 추격 의지마저 꺾었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현대는 0-6으로 뒤진 7회초 1사 후 1루에서 박경완의 2루타로 영패를 모면하는 데 그치며 3위 두산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내줬다. 현대는 믿었던 선발 임선동이 홈런 세 방에 무너진 데다 타선도 두산 선발 구자운의 묵직한 구위를 이겨내지 못해 완패했다. 두산 2루수 안경현은 플레이오프 동안 16타수 9안타 0.563의 맹타를 휘둘러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3백만원을 받았다.

1982, 95년에 이어 세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두산은 한국시리즈 첫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과 20일 오후 2시 대구 1차전을 시작으로 한국시리즈를 벌인다.

두 팀의 상대 전적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삼성이 12승7패로 우세했다. 두 팀의 포스트시즌 전적에서는 1982년 프로 원년 한국시리즈에서 OB(전 두산)가 4승1무1패로 삼성을 꺾고 우승했고, 86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이 OB를 3승2패로 물리친 바 있다.

이태일.김종문.최민우.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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